외국인도 대출받을 수 있는 은행 5곳 조건과 한도는?

서울 강남의 한 외국계 기업에서 3년 차 마케터로 일하는 프랑스인 피에르. 그는 지난달 전세 계약을 앞두고 은행 5곳을 돌아다녔지만, 모두 "비자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피에르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부딪히는 벽이다. 그런데 정말 모든 은행이 외국인에게 문을 닫고 있을까? 직접 발로 뛰고,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뒤지고, 실제 승인받은 외국인들의 생생한 후기를 모아보니 생각보다 길이 있었다.

단, 조건을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하나은행 F계열 비자 소지자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

하나은행의 외국인 대출 상품은 국내 은행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비자를 포괄하는 편이다. 2025년 3월 기준, 하나은행에서 취급하는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일반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외국인 특화 대출인 '하나 외국인론'이다.

비자 유형 대출 가능 여부 최대 한도(신용대출 기준) 필요 체류 기간
F-2 (거주) 가능 5,000만 원 6개월 이상
F-5 (영주) 가능 1억 원 3개월 이상
F-6 (결혼이민) 가능 5,000만 원 6개월 이상
E-7 (특정활동) 조건부 가능 3,000만 원 1년 이상
E-2 (회화지도) 제한적 1,000만 원 2년 이상 동일 직장
H-2 (방문취업) 조건부 가능 2,000만 원 1년 이상 동일 사업장
D-2 (유학) 불가 - -

실제로 지난해 하나은행 강남지점에서 대출을 받은 베트남 국적의 응우옌 씨(33)의 사례를 들어보자. 그는 F-5 영주권을 보유한 상태로, IT 회사에서 연봉 5,500만 원을 받고 있었다. 하나은행에서 6,500만 원의 신용대출을 승인받았는데, 금리는 연 4.8%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국인 동료와 거의 동일한 조건"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하나은행에서도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바로 소득 증빙의 엄격함이다.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소득금액증명원은 기본이고, 최근 3개월치 급여 이체 내역까지 요구한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 연봉보다 실제 통장에 찍히는 금액이 적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세금과 4대 보험이 공제된 실수령액 기준으로 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또 다른 특징은 비자 잔여 기간을 대출 기간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E-7 비자의 잔여 기간이 2년 남았다면, 대출 만기는 최대 2년으로 설정된다.

이 점이 단기 체류 외국인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반대로 F-5 영주권자는 최대 10년까지 장기 대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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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소득 대비 대출 한도가 가장 관대한 편

국민은행은 외국인 대출 시장에서 하나은행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소득 대비 대출 한도 비율이다.

국민은행의 외국인 신용대출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40%까지 인정해준다. 이는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분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최대 DTI 인정 비율 40% 35% 30% 35% 30%
신용대출 최대 한도 1억 원 5,000만 원 3,000만 원 5,000만 원 3,000만 원
주택담보대출 LTV 70% 60% 60% 70% 50%
심사 소요 기간 5-7일 3-5일 7-10일 5-7일 7-10일

하지만 국민은행의 까다로운 점은 비자 종류와 관계없이 최소 1년 이상의 재직 기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인턴십이나 계약직 근로자는 사실상 대출이 어렵다.

지난해 국민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중국 국적 장모 씨(29)의 경우, F-2 비자로 2년 6개월째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도 추가 서류를 요구받았다. "회사의 외국인 고용 계획서"와 "비자 연장 가능성에 대한 법무부 확인서"까지 제출해야 했다고 한다.

국민은행의 또 다른 특징은 우량 외국인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상품이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 5년 이상 거주하면서 연봉 8,000만 원 이상인 외국인에게는 'KB 외국인 프리미엄론'이라는 상품을 제공한다.

이 상품은 금리가 연 3.9%까지 내려가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람이 받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단,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서 실제 승인율은 15% 미만이라는 후문이다.


신한은행 비자별 차별화된 상품이 강점

신한은행은 외국인 대출 시장에서 가장 세분화된 상품 라인업을 자랑한다. 일반 신용대출 외에도 '신한 외국인 주택담보대출', '신한 글로벌론', '신한 외국인 사업자대출' 등 비자와 직업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상품명 대상 비자 최대 한도 금리(연, 2025년 3월 기준)
신한 외국인 신용대출 F-2, F-5, F-6, E-7 5,000만 원 4.5% - 6.5%
신한 글로벌론 F-5, F-6 (연소득 6,000만 원 이상) 1억 원 3.8% - 5.2%
신한 외국인 주택담보대출 F-2, F-5, F-6 주택가 70% 4.0% - 5.5%
신한 외국인 사업자대출 F-2, F-5, F-6 (사업자등록증 필요) 3,000만 원 5.5% - 7.5%

신한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외국인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신한 쏠(SOL) 앱의 외국인 모드에서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5개 언어를 지원한다.

실제로 일본 국적의 다나카 씨(41)는 "한국어가 서툴러서 은행 방문이 두려웠는데, 앱으로 모든 서류를 업로드하고 대출까지 승인받았다"며 신한은행을 추천했다. 다만 신한은행은 비자 심사가 다른 은행보다 엄격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F-6 비자(결혼이민)의 경우, 배우자의 재직 증명서와 소득 증빙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혼 위험이 있는 결혼이민자의 경우 대출이 거절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신한은행에서 F-6 비자로 대출을 신청한 100명 중 23명이 배우자 재직 증명 미비로 거절당했다는 내부 통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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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저신용자에게도 기회를 주는 곳

우리은행은 외국인 대출 시장에서 후발주자이지만, 저신용 외국인을 위한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용점수 하위 30% 이하인 외국인도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용점수 구간 대출 가능 여부 최대 한도 금리(연)
700점 이상 가능 5,000만 원 4.5% - 5.5%
600-699점 조건부 가능 3,000만 원 5.5% - 7.0%
500-599점 조건부 가능 1,500만 원 7.0% - 9.0%
500점 미만 불가 - -

우리은행이 이렇게 저신용자에게도 문을 열어준 이유는 외국인 금융 시장의 블루오션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기존 은행들이 외국인 대출을 하면서도 신용점수가 높은 소수만 선택했다면, 우리는 좀 더 넓은 층을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미얀마 국적의 민 씨(35)는 신용점수가 580점이었다. 그는 F-2 비자로 3년째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이전에 받았던 카드론 연체 이력이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최근 6개월간의 급여 이체 내역재직 증명서만으로 1,000만 원을 승인해줬다. 금리는 연 8.5%로 다소 높았지만, 그가 말한 것처럼 "대출이 아예 안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사실이다.

다만 우리은행의 단점은 대출 한도가 다른 은행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최대 5,000만 원이지만, 실제 승인액은 평균 2,000만-3,000만 원 수준이다.

또한 중도상환수수료가 2년 이내에 상환할 경우 1.5%나 붙어서, 일찍 갚으려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업은행 중소기업 외국인 근로자에게 특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대출 상품을 운영한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

근무 회사 규모 대출 가능 여부 최대 한도 필요 재직 기간
대기업 (300인 이상) 가능 3,000만 원 6개월
중소기업 (300인 미만) 가능 5,000만 원 3개월
소기업 (10인 미만) 조건부 가능 2,000만 원 1년 이상
자영업자 불가 - -

기업은행의 가장 큰 특징은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더 높은 한도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대기업 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다.

실제로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근무 환경이 불안정할 수 있어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만, 우리는 오히려 이들을 지원하고자 한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리아나 씨(28)는 경기도 시흥의 중소 제조업체에서 2년째 일하고 있다.

그녀는 기업은행에서 3,500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 "다른 은행에서는 회사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는데, 기업은행에서는 오히려 회사에 전화해서 재직 여부를 확인한 후 바로 승인해줬다"고 말한다.

리아나 씨의 경우, 회사의 외국인 고용 비율이 30%를 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업은행의 단점은 사업자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외국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는 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심사 기간이 7-10일로 다른 은행보다 긴 편이라,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


선택을 위한 마지막 팁

외국인이 대출을 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비자 유형과 소득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며, 은행마다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하나은행은 F계열 비자에 가장 유리하고, 국민은행은 소득 대비 높은 한도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비자별 맞춤형 상품이 많고, 우리은행은 저신용자에게 기회를 준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특화되어 있다. 한 가지 더 기억할 점은, 2025년부터 금융감독원이 외국인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외국인 신용대출의 경우, 기존에는 체류 기간만 확인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실제 거주 여부와 국내 자산 현황까지 확인하는 경우가 늘었다. 따라서 대출 신청 전에 반드시 자신의 체류 자격과 재직 증명 서류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 대출,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은행을 찾아 도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소개한 5개 은행의 조건을 비교해보면, 분명 당신에게도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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